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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스포츠 분리…민선 지방체육회장 시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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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재오 기자
기사입력 2020-01-17

[지자체] 민선 지방체육회장 시대가 열렸다.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기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스포츠가 정치에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체육회와 228개 시··구 체육회는 지난해 1215일부터 올해 115일까지 지방체육회장 선거를 통해 새 수장을 뽑았다. 이에 따라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장 출신인 박원하 씨가 서울시 체육회장에 선출됐다. 또 이원성 전 대한역도연맹 회장이 경기도 체육회장에 뽑혔다.

 

▲ 17개시도 민선 체육회장

 

지난해까지는 해당 시도의 자치단체장이 당연직 시도 체육회장을 맡았다. 예를 들어 서울특별시의 경우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과 동시에 서울시 체육회장까지 맡았다. 하지만 지난해 115일 국회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 금지 내용을 담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 단체는 새 체육회장을 선출했다.

 

체육회장은 무보수직이다. 대다수 후보는 기업체를 운영하거나 다른 직업이 있다. 대신 사무처장을 뽑고 지방체육회 예산 집행과 채용 등에 관여한다. 지방 체육 행정에 있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올해 하반기에 예정된 대한체육회장 선거의 투표권도 갖고 있다.

 

지방자치 단체장이 체육회장을 맡지 못 하게 한 근본 취지는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다. 그동안 체육 단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기에 이를 막으려는 의도다. 하지만 이번 선거 과정에도 현직 지자체장들이 직·간접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체육 단체운영비 중 약 80%가 지자체 보조금이다. 체육시설물 역시 지자체가 관리하거나 감독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후보들이 서로 지자체장과 친분을 내세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구 체육회장과 종목별 연맹 대표로 구성된 대의원들도 누가 더 지자체장과 가까운가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한 지방체육회 직원은 시 단위 체육회는 자생 능력이 없다. 그래서 지자체와 매끄러운 관계를 유지할 인물을 선호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더 예산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정치적인 색깔은 지우지 못했지만, 선거공정위원회가 꾸려져 큰 무리 없이 선거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편중된 선거인단 구성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 투표 선거인단은 경기단체 회장과 대의원, ·군 체육회 회장과 대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생활체육 관계자들의 비중이 높다. 반면 엘리트 체육 관계자들은 투표권이 많지 않다. 특히 선수와 지도자들은 배제돼 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에는 선수와 지도자·심판 등 경기인들도 참여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따로 선수위원을 뽑기도 한다. 국가대표 선수 A씨는 체육회장 선거가 열리는 줄도 몰랐다. 가뜩이나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지원이 적어지고, 소외당하는 느낌인데 더욱 입지가 좁아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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